CEO, CTO의 동반 사임으로 기업인수를 통한 성장 전략은 폐기될 듯

 

세계적인 전기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스위스 ABB는 지난 5월 10일 조 호건(Joe Hogan)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호건은 5년전 CEO로 ABB에 합류한 이후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통해 업무를 수행해 왔다. 회사는 그가 개인적인 사유(Private reasoms)로 사임했다고 밝혔으며, 후임 인사가 결정될 때까지 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호건의 재임기간 동안 ABB는 회사를 강화하기 위해 약 2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주요 투자는 기업 인수부문에 집중되었으며, 전력과 자동화 기술 리더쉽을 확고히 하고자 R&D에도 투자가 진행됐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주요 인수부문으로는 산업용 모터 부문의 발도르(Baldor Electric), 저전력 제품 분야의 토마스&베티(Thomas&Betts), 솔라 전력 설비분야의 파워-원(Power-One) 등이 지난 2년 반 기간 동안에 이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 전문가들은 그의 사임 이유를 이러한 인수를 통한 성장 전략에서 찾았다. 호건은 특히 미주지역에 대한 시장 확대 전략을 강하게 추진했다. (사실 호건은 미국 시민권자이기도 하다.) 인수사업들도 이러한 전략으로 추진됐다. 이에 ABB는 미주지역에서 화력발전 분야에 집중할 수 있었으며, 이제 ABB의 최대 시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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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호건 CEO와 함께 그 동안 인수전략의 선봉에 서 왔던 ABB의 CTO(chief technology officer)인 프리스 배너지(Prith Banerjee)도 사임을 발표했다. HP 연구개발 수석부사장이었던 배너지는 13개월전 ABB에 합류해 특히 미주지역에서의 기업 인수 전략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ABB는 현재 스위스 국내외에서 CEO 및 CTO 영입을 위한 후보자를 적극 찾고 있다. 파워시스템 디비전 CTO인 크래스 리토프(Claes Rytoft)가 ABB CTO직을 임시로 수행할 예정이다.

미주지역 및 EU지역의 애널리스트들은 이 두 사람의 사임으로 인해 ABB의 인수 전략은 중단(Hold)될 것으로 전망한다. 더구나 2004년부터 오랫동안 ABB의 CFO였던 미셀 디미르(Michel Demare)도 올초에 ABB를 떠났다. 물론 그는 Syngenta의 이사회 의장이 되어 떠난 것이지만.

특히 호건 CEO의 사임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져, 새로운 CEO가 선임되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새로운 CEO가 선임될때까지 ABB는 디비전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이며, 올 하반기 추진될 가능성이 있었던 기업인수는 완전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ABB는 2011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의 중장기 목표에서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와 지역적 접근성 확장을 위한 기업 인수 전략으로 150억 달러의 투자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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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ABB는 미국 및 EU의 경기 악화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GE와 EU지역에서는 지멘스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1/4분기에 ABB는 9%의 매출(revenue)이 증가했음에도, 예상을 뒤엎고 3%의 순익(net profit) 하락을 보였다. 또한 중국지역에서의 시장 재부흥에 대한 기대도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ABB 매출 성장은 미주지역의 인수기업을 통한 확장속에서 발생한 것에 불과하다. 예를들어 미주지역에서의 토마스&베티를 통해 1분기에 매출의 4%를 늘렸다. 지난해 4분기에도 토마스&베티의 6억 달러 매출로 인해 겨우 4분기 매출증가를 실현했었다.

CEO와 CTO가 함께 공석이 되면서 ABB는 장기 사업 전략을 디자인함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11-15년 중장기 전략방안도 이제 겨우 반기간이 지났을 뿐으로 중장기 전략의 수정도 시급한 실정이다. 여기에 기존의 인수를 통한 기업 성장 전략은 폐기될 전망이다. 새로운 기업 전략이 마련될 때까지 디비전 중심에서의 매출 확대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와 같은 해외 지사들에서도 많은 전략 수정과 홀딩이 나올 것이다. 지난해 ABB코리아의 한윤석 대표이사는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의 인수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각 지역에서의 인수 전략을 포함한 11-15년 중장기 방안들이 다수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아이씨엔 오승모 기자 oseam@icnwe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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